
****** 순영재단 8월 월례회 월례사 ******
인생을 살다보면 어느 누구나 위기를 겪게 됩니다. 현명한 사람이든 어리석은 사람이든 간에 위기에서 비켜가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문제는 어떻게 위기를 슬기롭게 벗어나는가에 달려있습니다. 준비된 사람은 언제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을 갖고 있습니다.
다가올 위기를 미리 예측하고 그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는 사람은 어떤 위기가 닥쳐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똑똑한 토끼는 위기에 대비한 세개의 굴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일명 교토삼굴(狡ꟙ三窟)이란 고사성어입니다.
교는 날쌔고 똑똑하다는 뜻이고 굴은 은신처인 동굴을 의미합니다. 즉 날쌔고 똑똑한 토끼는 세 개의 은신처를 가지고 위기를 대비한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이 고사성어는 중국 전국시대 제나라의 유명한 맹상군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인재등용의 달인 맹상군은 정치가는 물론 각분야의 전문가를 널리 구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한 당대 최고의 정치가 였습니다.
그밑에는 수천명의 지식인들이 모여 들었고 그중에 풍환(馮驩) 이란 사람도 있었는데 별 재주도 없이 밥만 축내는 자신을 대접해 주지 않는다고 불평만 하였던 인물입니다.
처음엔 낮은 등급으로 대우하였는데 고기반찬이 없다고 불평하였고, 그래서 중객으로 대우 하였더니 타고다니는 수레가 없다고 불평하여 결국 상객으로 대우하여 집과 여인을 주었습니다.
별재주 없는 풍환에게 상객으로 대우한 다음, 하루는 그에게ꡐ설ꡑ이라고 하는 지역에 가서 백성들에게 꾸어준 돈의 이자를 받아오라는 일을 맡겼습니다.
그곳에 가보니 사람들은 기근이 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풍환은 자신이 모시는 맹상군의 허락도 없이 임의로 그곳사람들의 차용증서를 모두 태워버리고 맹상군 어른께서 그대들의 빚을 모두 탕감해 준다고 말하였습니다.
설땅의 사람들은 모두 맹상군의 은혜에 감격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자도 못받고 더구나 차용증서까지 태우고 돌아온 풍환에게 격노하여 크게 꾸짖었습니다.
얼마후 맹상군은 정치적으로 실각하여 갈곳이 없게 되었고 주변에 따르던 식객들도 하나둘씩 모두 그의 곁을 떠나버렸습니다.
이때 풍환은 맹상군을 설땅으로 인도하였고, 옛날 자신들이 어려울때 은혜를 베풀어준 맹상군을 환영하며 정성을 다해 모셨습니다.
맹상군이 풍환에게 어떻게 이런 위기가 올 것을 예측 하였는가 묻자 풍환은 똑똑한 토끼는 위기에 대비할수 있는 세 개의 굴을 파 놓고 산다고 대답하였습니다.
별 재주 없는 풍환이지만 어느 지식인 보다 안목도 있고 미래를 예측하는 인재임이 확인 되었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위기에 언제든지 숨을수 있는 세 개의 굴을 가지고 살기란 쉬운일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삶에 있어서 이 세 개의 굴은 부동산, 주식, 현금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언젠가 한꺼번에 모두 잃을수 있는 재물입니다.
과연, 어떤 굴이 가장 안전하고 튼튼한 굴일까요? 나는 친구의 굴, 직장의 굴, 가정의 굴 이라고 생각합니다.
친구에게 평소 인심을 잃지않고 동료에게 능력을 인정받고 가족에게 사랑을 잃지 않는 가정의 굴이 진정한 위기에서 나를 구해줄 은신처인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정말 소중한 것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코 언제고 나를 따뜻하게 안아줄수 있는 가정의 굴일것입니다.
가족이야말로 우리가 위기에 처했을때 유일한 안식처 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곡예사의 줄타는 광경을 한번쯤은 지켜본 경험이 있을것입니다. 곡예사가 균형 막대를 들고 균형을 잡기위해서 아주 조심스럽게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도 그와 비슷하겠지만 조직을 이끌어 가는 리더(간부)는 더욱 그렇습니다.
어느 자리든 전임자가 있었으며 또한 후임자가 있었고 우리는 영겁의 세월속에서 한 찰나에 머물고 있는 일개의 구성원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그가 하고있는 일은 전임자가 하고 있었으며 그가 하지못한 일은 후임자가 와서 하게 될것입니다.
그가 머물러 있는 자리의 임무는 오직 그에 의해서만 완성될수 있는 그런 것은 아닙니다.
지난 과거에 집착하여 첨예한 이해관계로 대립하기 보다는 진정한 내일을 위하여 진실을 보일때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좀처럼 지난 일을 돌이켜 볼만한 여유를 가지지 못합니다.
우리들의 마음을 바쁘게 움직이게 하는 것은 미래 때문이며 우리가 지금 노력하여 만들려고 하는것도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말한마디에 천냥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말한마디 잘해서 천냥 빚을 탕감 받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반대로 이 속담은 말한마디 잘못해서 씻기 어려운 불신을 얻을수도 있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속담이 지니고 있는 깊은 뜻을 되새겨 보면서 이번달 월례사에 가늠하고자 합니다.
하절기 건강에 유의하십시요. 감사합니다.
2006년 8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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